그 릇 ...... 오 세 영. 그 릇 / 오 세영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절제와 균형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선진 원은 모를 이루고 이성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 커피한잔의 여유..../* 영상 고운글 * 2010.03.10
맨 발 . 맨발......... 어물전 개조개 한 마리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 최초의 궁리인 듯 가장 오래하.. 커피한잔의 여유..../* 영상 고운글 * 2010.03.10
눈 물 에 대 하 여 . 눈물에 대하여 . 어디서 부라져 있던 몸인지 모르겠다 골목을 돌아나오다 덜컥 누군가를 만난 것 같이 목하 내 얼굴을 턱 아래까지 쓸어내리는 이 큰 손바닥 나는 나에게 너는 너에게 서로서로 차마 무슨 일을 했던가 시절 없이 점점 물렁물렁해져 오늘은 두서가 더 없다 더 좋은 내일이 있다는 말은 .. 커피한잔의 여유..../* 영상 고운글 * 2010.03.03
흰 수 수 . ◈♣ 흰 수 수 ♣◈ 작은 흰 씨알 하나 땅에 묻히더니 무겁고 파란 대지를 힘겹게 받처 이고 따스한 온기 받아 날마다 달라지네. 무더위 폭우에도 오직 하늘만 쳐다보고 키 자랑 하려는 듯 위로만 자라. 어느덧 곡식중에 가장 큰키 되더니. 가을되어 몸통에서 이삭까지 온통 붉은피 머금은체 소리없는 .. 커피한잔의 여유..../* 영상 고운글 * 2010.03.02
얼 굴 .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길을 걷고 산들 무얼하나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 물빛 몸매를 감은 한 마리 외로운 학으로 산들 뭘 하나 .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해 온밤 내 비가 내리고 이젠 내 얼굴에도 강.. 커피한잔의 여유..../* 영상 고운글 * 2010.02.04
다 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만만치 않을 거라네 아차 하는 사이.. 커피한잔의 여유..../* 영상 고운글 * 2010.02.02
오늘도 가슴에 그리움을 묻는다 오늘도 가슴에 그리움을 묻는다. 그리움을 녹인 커피 한 모금에 영혼 속까지 파고드는 뜨거움은 목줄기를 타고 흘러내리어 내 안에서 요동을 치고 긴 밤 뜬눈으로 지새운 눈가에 촉촉이 젖어오는 솟구침은 가슴을 비집고 아리는 내 심장을 멈추게 한다 시린 가슴 달래줄 이 하나 없는 적막한 공허함 .. 커피한잔의 여유..../* 영상 고운글 * 2010.01.29
[스크랩] 사평 역에서 ... 사평 역에서 ...........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 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말들은 가.. 커피한잔의 여유..../* 영상 고운글 * 2010.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