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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전두환이 민주화의 초석? 파리도 새라는 건가?

션한바람 2013. 5. 19. 00:11

일본 아베정부의 역사왜곡과 망언 등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난과 함께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것은 올바른 역사인식이 확립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국가간의 미래지향적인 상호관계가 절대로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극우세력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교과서 수정과 이를 통한 역사왜곡이 진행되어 온 상태였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국민적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출구전략인 일본 정치인들의 극우적 행동이 자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같은 사실은 올바른 역사교육의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올바른 역사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렇듯 자국민은 물론 주변국까지 불행해지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의 교과서 왜곡 및 그릇된 역사인식을 비난하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과연 다른 나라를 비판할 자격이 있을만큼 올바르게 역사교육이 행해지고 있고, 국민들은 이에 준하는 역사인식을 갖추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 역사교육 현실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매우 심각한 상태다. SBS 뉴스캡쳐>


지난 달 28일 SBS는 10~30대의 일반인 82명을 대상으로 일본의 역사 왜곡과 연관된 지식을 묻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고 이 내용을 뉴스기사로 내보냈다. 결과는 놀랍다 못해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한 청소년은 "야스쿠니 신사? '신사숙녀' 할 때 신사 아니예요?"라고 답했고, 다른 학생은 "야스쿠니 신사가 '위인'아니냐? 야쿠르트 먹고 싶어진다"는 어이없는 대답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위안부를 "독립운동을 했던 곳"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저 어이없다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우리나라 국민들, 특히 학생들의 역사인식 수준이 매우 심각한 상태에 놓여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방송내용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그동안 꾸준히 우리나라 역사교육의 참담한 현실을 꼬집는 글을 포스팅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사 왜곡 실태와 이에 따른 학생들의 잘못된 역사  인식이 어떤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지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은 정말 가슴아픈 일이다.


뉴라이트의 역사왜곡, 차기정부에서 꽃피울까? ☜ (클릭)


자식들아 절대로 나라위해 목숨걸지 말아라 ☜ (클릭)


이완용이 애국자? 차라리 왕이라 불러라 ☜ (클릭)


학생들의 그릇된 역사 인식을 부추기고 있는 우리나라의 역사 왜곡은 비단 근대사에만 국한되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현대사도 근대사와 마찬가지로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다. 


<전두환을 '민주화에 불멸의 초석'으로 기록하는 대구공고의 홈페이지. 연합뉴스>


대구공고의 홈페이지에는 전두환을 미화하고 찬양하는 글이 버젓이 실려있다. 이 글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된 대공인', '오늘날에도 칭송받고 있다', '(대통령 단임제는) 한국 정치 민주화에 불멸에 초석으로 기록되고 있다', '재임기간 중 권력형 부정부패를 척결했다', '개교 80년 역사에 대통령이 탄생된 것은 우리 동문 모두의 자랑이요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등등 편향적인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5공화국의 끔찍하고 서슬퍼렇던 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학생들이 이 글을 본다면 전두환은 우리나라 민주화의 초석을 다지고 부정부패를 척결한 위대한 대통령으로 각인될 것이다. 또 개중에는 '이 다음에 꼭 전두환 대통령같은 사람이 될거야'라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을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전두환을 경험한 세대들에게는 대구공고 홈페이지에 실린 글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충격 그 자체로 인식될 수 밖에는 없다. 왜곡도 이만한 왜곡이 없으며, 일본 아베총리의 망언은 저리가라 할 수준인 것이다. 


전두환은 과연 누구인가? 대구공고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것처럼 '오늘날에도 칭송받고 있는' 위대한 대통령인가? 정말 그러한가? 


전두환씨에 대한 예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클릭)


이야기를 잠시 일본으로 돌려 보자. 우리가 일본이 자행한 과거 제국주의시대의 만행들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그들에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반성과 사과, 참회를 요구하는 것은 이것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인 관계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은 사과와 반성은 커녕 과거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주변국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최소한의 예의조차 무시한 망언과 망동을 거듭 되풀이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일본과 주변국들과의 올바른 국가관계가 형성될 리는 만무하다. 


최근 들어 날로 극심해지고 있는 일본 극우세력들의 망언과 망동을 전두환이라는 인물로 치환시켜 본다면 거의 '싱크로율 100%'에 이르게 됨을 우리는 발견할 수 있다. 국민들은 그에게 과거의 만행들에 대한 사과와 참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그는 전혀 그럴 의향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그에 의해 희생당한 수많은 사람들과 유족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언행들로 그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다.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하고,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 무고한 국민을 총찰로 진압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탄압한 자가 바로 전두환이란 인물이다. 이로 인해 국가 내란죄와 반란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자가 바로 그다.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국가라면 비록 정치적 사면을 받았을 지는 몰라도 그에게 전직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보장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는 국민정서와도 한참 유리되어 있는 법 적용이다. 


그러나 그는 정치적 사면을 통해 보란듯이 복권되어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의해 엄청난 특권을 누리며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다. 게다가 아직도 그를 추종하는 무리들은 그를 미화하고 찬양하고 곳곳에서 활개치며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중이다. 보편적 상식을 가지고 사회공동체가 정한 약속을 지키며 살아가는 대다수 선량한 사람들을 비웃고 있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저들에게 있어 과연 역사란 무엇이고, 국가란 무엇이고, 또 국민이란 무엇일까?


1985년 5월 8일 독일패망 40년을 기념하는 기념식이 열리던 날 폰바이체커 전 독일 대통령은 과거 독일이 저질렀던 만행과 치부를 민족의 이름으로 반성하고, 희생당한 500만명의 사람들에게 깊은 사과의 메시지를 전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현재를 사는 우리는 우리의 선조가 한 짓을 모른 체 할 수 없다. 과거의 선택에 따라 오늘이 있어 우리들은 마땅히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과거의 범죄적 역사를 잊어 버리거나 보호하려는 민족은 영구히 장래를 잃어버리는 민족이다. 


일본의 우경화 못지 않게 우리나라의 우경화도 심각하게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일본의 우경화만 무서운 것이 아니다. 일본 극우세력의 망언과 망동만이 비난과 비판의 대상인 것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의 역사도 왜곡되고 부정되는 있는 현실에서, 이를 바로 잡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손놓고 있는 우리가 과연 일본의 역사왜곡과 역사부정을 우려하고 비난할 자격이나 있는지 필자는 의문이 앞선다. 


개탄스럽기만한 학생들의 역사인식과 전두환에 대한 미화와 찬양이 공존하는 2013년의 대한민국, 그 안타까운 현실속에서 '과거의 범죄적 역사를 잊어 버리거나 보호하려는 민족은 영구히 장래를 잃어버리는 민족이다'라며 합리적 역사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한 폰바이체커 전 독일 대통령의 저 말이 마치 송곳처럼 가슴을 후벼 파고 있다. 이런 현실이 마냥 부끄럽고 창피하기만한 필자와 이 글을 읽고 있을 기성세대들은 미래를 살게 될 아이들에게 과연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일까? 길고 깊은 한숨의 끝으로 낮게 깔려있는 시커먼 먹장구름이  어디론가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아마도 곧 장대비가 한바탕 쏟아질 모양이다. 




출처 : 바람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
글쓴이 : 바람부는언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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